Monument Valley: 인디언의 땅 (ft. 미국 서부 총3,000km 렌터카 여행)

Monument Valley는 외계 행성에 불시착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억 7천만 년 전의 지층이 수백만 년 동안 풍화와 침식을 겪으며 부서지고, 딱딱한 부분만 산으로 남아 지금의 기이한 모습을 남겼다.

로키 산맥으로부터 내려온 철분 가득한 강 때문에 대지는 타오르듯 붉다. 영화 역마차를 시작으로 Forrest Gump 등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에 끊임없이 등장해왔다. 나바호족의 과거는 참 고난의 세월이었다.

Monument Valley

과거 1800년대 후반 미국의 군대에 의해 점령된 후 몇 백 킬로미터 떨어진 뉴 멕시코의 땅으로 강제 추방되었다가 배고픔과 군사적 통제에 의한 4년을 보낸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냥 내 느낌일지도 모르겠 으나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엔 그러한 상처들이 그들의 조상들로부터 유전되어 온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일단 자치지구에 들어서면 경찰, 음식점 점원, 가게 점원 등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바호 사람들이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임

분위기도 다른 애리조나 지역과 다르다. 그리고 나바호 자치지구에 들어서면 일단 시간이 한 시간 빨라진다. 여름에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의 시간차가 없다. 이유는 캘리포니아는 서머타임을 실시하는데 반해 애리조나는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래 한 시간 차이가 나는데 시간차가 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나바호 자치지구는 서머타임을 하고 있다. Monument Valley에는 해발 2000m의 광활한 황무지에 높이 130∼330m에 달하는 기기묘묘한 모양의 바위기둥이 곳곳에 서 있다.

신이 창조하고 자연이 만든 조각품

뾰족히 솟은 산은 스파이어 (Spire)라고 부른다. 테이블 모양의 넓은 바위는 메사(Mesa), 뾰족한 바위는 뷰트(Butte)로 불린다. Monument라고 불리는 바위기둥은 신이 창조하고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조각품이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임

1억6000만 년 전 이곳은 사암으로 이뤄진 고원 지대였다. 오랜 세월 바람과 비의 풍화작용으로 부드러운 부분은 부서져 흙이 됐고, 딱딱한 부분은 각양각색의 기둥으로 남게 됐다.

얼핏 쓸쓸하고 황량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웅장한 풍경보다 더 큰 감동을 준다. 멀리서 뾰족히 솟은 산을 보고 내가 지금 대체 지구에 있는 건가? Monument Valley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아님 화성에 있는 건가 나에게 물었었다. 커브를 돌아 나오면 산의 광경이 딱 눈에 들어오는데, 순간 버럭 탄성을 질러버렸다.

Monument Valley는 Spire와 Butte의 조화가 만들어낸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의 장관이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임

다시, 이제 Monument Valley Visitor Center를 향하여 가는데 각종 Butt 등이 웅장한 모습을 자랑하며 서 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모양과는 또 다른 형태를 보이는데 정말 멋있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Monument Valley – 17mile loop 운전

Monument가 솟아 있는 계곡을 둘러보는 드라이브 코스는 약 17마일이다. 말과 마차가 달린다면 서부영화의 한 장면이 그대로 재현될 정도로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비포장 길이다.

구석구석 인디언들의 숨결을 느끼려면 나바호(Navajo)족이 제공하는 지프 투어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여기는 비포장 도로여서 SUV 차량으로 운행하라고 추천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렌터카를 타고 천천히 운행하기로 한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임

다소 운전하기가 힘이 들지만 그래도 자기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인디언이 운영하는 트럭을 타고 가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출입이 금지된 곳까지 깊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해진 도로만 다녀도 Monument Valley의 웅장함을 느끼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계곡 입구 언덕이 최고의 전망 포인트이다.

감탄을 자아내는 포인트

벙어리장갑 모양의 West Mitten Butte, East Mitten Butte, Merrick Butte로 불리는 세 개의 거대한 Monument가 삼각형을 이루며 요새처럼 버티고 있는 광경은 압도적이다. 스타워즈에서 봤던 우주선이 바위산 사이에서 나타날 것 같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임

일출 때와 황혼 녘이면 Monument Valley의 붉은색 바위가 더욱 붉게 채색된다고 한다. 계곡 안으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코끼리 바위(Elephant Butte)가 나타난다.

이어 세 자매가 손을 잡고 있는 모양의 세 자매 (Three Sisters), 인디언 종교의식에 등장하는 토템 모양의 토템 폴 (Totem Pole) 등이 줄지어 우리를 맞는다. 존 포드 감독 이름에서 따 온 존 포드 포인트 (John Ford Point).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멀리 솟아오른 버트가 보이며 17마일 루프가 보임

여러 개의 Monument가 어울린 아티스트 포인트 (Artist Point) 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의 감탄사조차 나오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인 풍광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 이면에는 인디언들의 고난이 숨겨져 있다. 1860년대 미국에 의해 자행된 원주민 섬멸작전은 나바호 족의 슬픈 역사의 시작이다.

Monument Valley의 웅장한 모습으로 세자매 탑이 보임

당시 벌어진 크고 작은 전투에서 대부분의 인디언은 섬멸되고 1만 명에 이르는 포로들은 New Mexico의 포로수용소로 장장 560여㎞를 끌려갔다.

미국의 셔먼 장군은 이들과 협상에서 3곳의 선택권을 줬다. 동부의 비옥한 초지와 포로수용소 인근의 목초지 그리고 Monument Valley였다.

인디언의 슬픈 역사

나바호족은 선조의 얼이 살아 숨쉬는 Monument Valley를 택했고 이것이 바로 나바호 족 자치정부가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됐다.

Monument Valley는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에 속해 있다. 정식 이름도 Monument Valley Navajo Trival Park으로 북미 최대 원주민 부족인 나바호 인디언들의 성지다. 약 18만 명이 이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1250년쯤부터 대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인디언의 삶을 일부 나마 엿볼 수 있다. 이들은 돔 형태의 전통 흙 집을 짓고 살고 있으며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팔기도 한다.

Valley 곳곳에는 이들이 기르는 양과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주변에는 인디언들이 만든 목걸이, 반지 등 각종 수공예 작품을 전시하며 판매하고 있다.

계곡 곳곳과 방문자 센터 주변에서 나바호 주민들이 직접 만든 터키석, 은 세공품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며 기념품으로 구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은 많은 관심을 보이며 구입하는 사람도 꽤나 있다. 우리는 약1:30분여의 loop 투어를 마치고 오늘의 마지막 기착지인 Grand Canyon을 향하여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