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일정은 오후에는 Grand Canyon East Rim을 관광하는 것이다. 이스트 림은 사우스 림이나 노스 림에 비해 덜 붐비고, 독특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액티비티, 유명한 포토 스팟이 많다. 따라서 모험적이고 한적한 그랜드캐니언을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추천된다.
사우스 림, 노스 림보다 사막적인 풍경과 붉은 사암 절벽, 협곡, 강이 어우러진 독특한 뷰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관광객이 적어 한적하고, 자연 그대로의 야생미가 살아 있는 곳이라고 한다.
공원 안에 롯지를 예약해 두었다. 몇 개월 전에 미리 예약을 해 두었기 때문에 오늘 밤은 경치가 좋은 곳에서 편히 쉴 수 있을 것이다.
인디언 마을 Kayenta 도착
Monument Valley 일정을 마치고 163번 도로를 타고 다시 서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인디언 마을인 Kayenta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었다. Kayenta는 전형적인 인디언 마을로, 가구 수는 몇십 가구밖에 보이지 않는다.
McDonald’s와 Burger King이 도로 옆에 있다. Burger King에 들어가니 종업원이 모두 인디언이다. 그들의 얼굴은 대륙을 누비고 다녔던 활기찬 모습이 아니라 피곤이 찌든 모습이다. 주변에 마땅히 다른 음식점이 없어서 이곳을 통과하는 손님들이 매우 북적거린다.
햄버거, 핫도그, 치킨 프라이 등을 주문하여 굶주린 배를 채운다. 전체적으로 음식 맛이 모두 짜다. 원래는 Kayenta에서 하룻밤을 지내려 했는데, 빈방도 없었고 다른 곳에 비하여 방값이 매우 비싸서 포기하였다.
Grand Canyon East Rim
Kayenta에서 다시 약 3시간여를 달려서 이윽고 Grand Canyon Desert View 방향으로 게이트를 통과한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차량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나도 Annual Pass와 여권을 보여주니 Ranger가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미국 국립공원 입장료는 공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몇 개의 공원을 관광할 경우 입장료의 부담도 상당히 크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Annual Pass를 구입하는데, 이를 구입하면 1년 동안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을 출입할 수 있다. 1년에 3곳 이상의 공원을 방문할 계획이면 Pass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모든 국립공원 입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우리도 한국에서 Pass를 구입해 갔다. 여권과 같이 보여주면 그냥 통과하는데, 자세하게 살펴보지는 않는다.
압도적인 풍경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죽기 전에 가 보아야 할 50곳 중에서 1순위를 차지한 곳이 바로 그랜드캐니언이다. 장구한 세월 동안 수면 아래의 지표가 서서히 융기하여 높은 대지가 되고, 콜로라도 강의 급류는 끊임없이 깎아 냄으로써 이 위대한 걸작이 탄생한 것이다.

협곡을 따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데, 그 길이가 무려 446km, 경부고속도로보다 길다. 폭이 좁은 곳은 몇 km에서 넓은 곳은 수십 km에 달하고, 강바닥에서 대지 위까지 표고 차가 설악산 높이와 맞먹는, 그야말로 그랜드한 협곡이다.

Desert View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겨우 주차를 시키고 포인트에 가보니 Grand Canyon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왜 Canyon 중 Grand Canyon이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협곡 사이사이로 조그마한 트레킹 도로가 나 있고, 노새를 타고 트레킹을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Grand Canyon을 조금이라도 맛보려면 최소한 며칠 동안 텐트를 치고 트레킹을 해 보아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높게 지어진 망루에 올라가서 다시 한 번 Grand Canyon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고 오늘의 숙소인 Yavapai Lodge에 체크인한다.
Yavapai Lodge
Yavapai Lodge는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 사우스 림 내에 위치해 있어, 공원 내에서 가장 큰 규모와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마켓 플라자, 비지터 센터, 트레일 입구와 가까워 그랜드캐니언 관광의 베이스캠프로 최적이다.
객실은 기본적이지만 깔끔하고, 냉장고와 TV 등 필수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방도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으며, 자연 친화적으로 만들어진 Lodge여서 밤에 별을 보거나 Grand Canyon의 일출을 보면 참 좋은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너무 피곤하여 오후 5시쯤 체크인하자마자 잠깐 눈만 붙이고 밤에 일어났다. 밤에 롯지에서 숙소에서 가까운 야바파이 포인트(Yavapai Point)와 마더 포인트(Mather Point)까지 천천히 걸어서 갔다. 야경과 별을 감상하기 위해서이다.
다른 사람들도 별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날씨는 조금 싸늘하기는 했지만 문제되지는 않았다. 밤하늘의 별은 진짜 예술이었다. 특히 그랜드캐니언의 밤은 도시 불빛이 거의 없어 별이 쏟아지는 듯한 장관을 감상할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출을 보기 위해 마더 포인트로 가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하여 늦잠을 잤다. 눈을 떠보니 다음 날 아침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너무도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동안 누적된 피로를 한순간에 날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음을 위안으로 삼았다.

렌터카 운전 감회
Grand Circle을 여행하면서 아침에는 주로 6시 20분에 일어나서 모텔에서 주는 조식을 먹고, 평균적으로 약 7시 30분에 출발하였다. 6월이라서 해가 일찍 뜨고 저녁에는 늦게 져서 여행하기에는 좋았다.
가을이나 겨울에는 해가 일찍 떨어져 야간 운전은 상당히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아침에 모텔에서 나오면서 간단한 과일, 김밥 정도를 준비해서 달리면서 틈틈이 먹었다. 점심 식사는 중간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간단하게 이용하였다.
저녁에는 야간 운전을 피하고 가능한 한 일찍 모텔에 들어가려고 노력했는데, 저녁은 7시 30분 이전에는 모텔에 들어갔다. 야간 운전은 로드킬 등으로 인해 매우 위험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