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rseshoe Bend를 거쳐 Antelope Canyon을 가기 위하여 Page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서부 Grand Circle 여행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여러 곳의 관광지가 모여 있는 곳이다. 깨끗하게 정돈되었으며 상당히 잘 가꾸어진 느낌이 드는 도시이다.
우리는 Antelope Slot Canyon Tours에 3시 투어를 예약하였다. 위치는 Page의 Pizza Hut 부근에 있어서 쉽게 찾았다. 약1시간 일찍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자 Pizza Hut에 갔는데, 일반 피자가게하고 좀 다르다.
여기에서는 피자 dough 및 topping까지 모두 선택해서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음료는 콜라하고 환타를 주문하였는데 먹다 보니 맛이 좀 이상하였다. 자세히 보니, 무알콜 맥주인 Root Beer였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겨우 절반 정도 먹었다.
주문한 피자가 나왔는데 피자가 너무 짜다. 겨우 허기를 면할 정도로 먹고, 1/3정도는 그냥 버려야 했다. 여기도 주인이며 종업원이며 모두 인디언들이다.
Antelope Canyon 관광
간단하게 짜디짠 피자를 먹고 Antelope Slot Canyon Tours로 돌아와서 그늘에 앉아 쉬고 있었다. Guide가 인디언인데 투어 인원들 앞에서 쇼를 보여준다.
정말 간단하고, 속된 말로 허접한 쇼를 보여 주면서 인디언을 위하여 donation을 해 달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래도 군말 없이 박스에 달러를 넣어준다. 우리도 가볍게 넣어주었지만 왠지 대륙을 호령하고 살았던 인디언들에 대한 서글픔이 느껴진다.
이곳 Antelope Canyon 역시 나바호 족의 땅이니 투어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 역시 그들의 독점이었다. 투어 비용과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역 입장료를 별도로 받는다.
Antelope Canyon Tour
오후 3시가 되자, 인디언 투어트럭을 타고 달린다. 트럭 한 대에 약10여명이 탑승하는데 5대의 트럭이 전력질주 한다. 트럭은 밖에서 들어오지 않도록 비닐로 커버가 되어 있다. Antelope Canyon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약20여분 정도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 드디어 Antelope Canyon 앞에 도착한다.
Antelope Canyon은 빛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작품활동에 최고의 장소이기도 하며, 사진작가들의 최고의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촬영된 호주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Peter Lik의 Phantom이라는 작품이 2014년 사진역사상 최고의 가격인 650만불에 판매가 되기도 하였다.
안틸롭캐년은 그리 크거나 길지 않은 Slot Canyon으로 Canyon 이라는 명칭에 맞게 이 협곡의 형성은 물과 바람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주로 나바호 사암으로 구성된 이지역에 과거에 큰 홍수가 많았다고 한다.

이 홍수들이 처음에는 작은 바위틈으로 몰아치고 통로를 침식시키면서 점점 협곡의 길이와 깊이가 늘어나게 되었고, 오랜 세월을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통로가 다듬어지고 깊어지며 물결이 흐르는 모양의 바위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이런 통로로 바람이 불어오면서 경도가 약한 사암의 침식작용을 향상시키게 된 것입니다. 앤티로프캐년은 두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Upper Antelope Canyon과 Lower Antelope Canyon 이다.

두 개의 지역은 붙어 있거나 가까이에 위치하지 않으며 직선거리로 거의 8키로미터 정도가 떨어져 있다.
우리의 가이드는 인디언 할머니이다. 동굴 앞에서 전체적으로 설명을 하는데 좀 까칠하다. 상당히 고압적이며 설명하는 게 다정다감하며 정이 가는 스타일이 아니다.
백인들에게는 친절한데, 아시안들 에게는 별로 친절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아마 아시안 들이 팁을 주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

빛의 향연
우린 유럽 관광객들과 같은 조가 되어서 투어를 시작한다. 포인트 마다 사진 찍는 위치를 알려준다. 새의 부리, 곰, 하트 등 이름이 붙여져 있다.
하지만, 다른 투어 관광객들과 서로 겹치면서 솔직히 사진 찍을 시간도 없다. 우리 말고도 다른 회사의 투어 팀이 몇 개가 더 온 것 같다. 아마 추측컨대 총10여개가 넘는 팀이 투어중인 것 같다. 어쨌든, 빛의 향연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동굴이다.

계곡 입구로 들어서면 자연의 빛 향연이 시작된다. 처음 만나 이곳으로 온 사람들이 모두들 약속이나 한 듯 탄식처럼 놀라움을 표현한다. 갑자기 마술나라 속으로 들어선 것 같다.
조그만 틈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동굴을 지나면서 묘한 느낌을 준다. 햇볕과 동굴지형과의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 준다. 동굴은 변화무쌍하여 똑같은 풍경이 하나도 없었다.

째지듯 좁은 하늘에서 비치는 빛이 붉은 바위 동굴 벽에 반사되며 벌어지는 교란이다. 사람들이 합창이라도 하듯 입을 맞춰 연실 감탄사를 내 뱉는다. 그러나 사진 속 풍경을 감상하다 빛의 향연 공간 속에 실제로 있다는 건 다르다.
그리고 이곳에선 누가 찍어도 프로 사진사가 될 것은 분명했다. 그렇게 Antelope Canyon은 마술과 같은 빛과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자연이 만드는 침식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니 이 예술작업도 진행형이다.

동굴을 만든 물의 노력이 웨이브로 남았다. 파란 하늘이 보인다.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빛은 물결에 씻겨 웨이브 진 붉은 벽 색깔을 수시로 바꾼다.
정말 빛의 마술이다. 웨이브는 자신을 만든 물의 속성을 기억이라도 하듯 동굴 수평 방향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물의 성격이 그러하듯 물이 만든 동굴도 그 품성을 닮아 뾰족한 각이 지거나 모가 난 돌출 바위는 없다.

빗물이 만든 놀라운 마법
동굴 표면은 빗물에 의해 저렇게 씻겨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바위 표면을 단단하지만, 정말 매끄럽고 반들반들 거린다. 물론 이런 놀라운 지형을 만든 건 빗물이었다.

사막성 기후라지만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콜로라도 고원에도 가끔 비가 내린다. 그러면 골이 생기고 그 골은 점차 커지며 계곡이 된다. 그런 자연적 현상에서 시간과 공간을 무한 확대해 놓으면 그게 바로 Grand Canyon이 된다.
따라서 Antelope 계곡은 Grand Canyon의 미니어처이다. 아득한 옛날, 바다 속 붉은 모래가 압력을 받아 바위가 되고 융기하여 붉은 고원이 되었다. 대지로 치솟은 붉은 사암의 고원 곳곳에 비가 내리자 약한 곳에 골짜기가 만들어 진다.

마치 깊은 동굴을 만들듯 위쪽으로 부터 땅을 파낸 흔적이다. 어쩌다 한 번 온 비가 급류가 되어 붉은 사암 벽을 침식시켜 만들어 놓은 게 Antelope Canyon이다. 부드러운 웨이브로 이루어진 바위 골짜기는 이렇게 빗물이 만든 마법 같은 골짜기였다.
그렇기에 여름철에 소나기가 내릴 때는 당연히 투어가 중단된다. 아름다운 이 웨이브 계곡은 사실 무서운 곳이다. 자료를 보면 한없이 부드러운 웨이브 계곡도 악마가 될 때도 있었다.

슬픈 이야기
불과 얼마 되지 않은 1997년 8월, Antelope는 갑자기 죽음의 계곡이 되었다. 좁은 협곡을 따라 걷던 탐승객들이 순식간에 들이닥친 급류에 휩쓸린 것이다. 이 사고로 10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사막성 기후 답게 비가 드문 곳이지만 아주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고당시 Antelope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허나 볼 수 없어 그렇지 상류에는 폭우가 내렸다.
그 물길이 배수구 역할을 하는 Antelope 계곡으로 모여드니 금방 거대한 급류가 된 것이다. 말 그대로 물 폭탄이 터진 것이다. 잠시 후 닥칠 비극을 모른 채 우리처럼 빛의 향연에 즐거워하던 탑승객은 순간적으로 급류에 휩쓸렸다.
8명의 시신은 물이 모여드는 파월호수에서 찾았다. 하지만 나머지 2명은 끝끝내 찾지 못했다고 한다. 자연은 때론 그렇게 치명적인 아름다움도 안겨주는 것이다.
Antelope Canyon은 조각가가 일부러 깎아놓고 사포로 문질러 놓은 듯, 추상적인 형태의 고운 곡선으로 장식된 협곡이다. 이같이 물길이 새겨 놓은 우아한 협곡 사이로 스며드는 태양 한 조각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열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