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 Show: 서커스를 넘어, 무대 위의 블록버스터

오늘은 느긋하게 아침에 일어나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의 메인은 KA Show를 보러 가는 것이다.

Binion’s Hotel

다시 밖으로 나가 Binion’s 호텔로 갔다. 이 호텔은 비니온이라는 사람이 지었는데, 이 사람의 일생이 화려하다고 한다. 비니온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아버지가 학교에도 보내지 않아 말을 사고파는 시장에서 도박을 배웠다고 한다.

성인이 된 후에는 불법 도박장도 오픈하였으며,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2년간 감옥에서 지내다가 경쟁 관계에 있던 사람들을 죽인 후 정당방위로 풀려났다고 한다. 그 후 우여곡절을 겪고 비니온 호텔을 세웠고, 가족 경영으로 바꾸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1백만 달러의 현금을 전시해 놓아서 구경 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철거되어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비니온은 진정한 카지노라는 명성이 있으며, 카지노를 좋아하는 겜블러들은 꼭 이 카지노를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온다. 밖의 날씨가 너무 더워 지치기도 해서, 조금 쉬었다가 MGM 호텔의 KA쇼를 보러 가는 게 좋을 듯하다. 지금이 6월 초인데도 기온이 이렇게 높은데, 아마 7~8월에는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듯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로 오는데, 다른 호텔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카지노를 지나야 한다. 카지노를 지나면 담배 연기가 너무 심하다. 물론 환기 시설이 잘 되어 있겠지만,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확실히 좋은 호텔은 환기를 잘 시키는 것 같다.

Fremont St. Experience

어제 다운타운에서 구경하지 못했던 Fremont St. Experience를 구경하기 위하여 다시 Deuce 버스를 타고 간다. Deuce는 2층 버스여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하다.

다운타운에는 하루 25,000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그중 2,000명 정도가 다운타운의 이 전자쇼 Fremont St. Experience를 관람한다고 한다. 길거리 곳곳마다 특이한 기념품 가게들도 눈에 띄고, 춤추는 사람들과 악단들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2004년 LG의 참여로 유명해졌던 이 쇼는 2019년 말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통해 더욱 선명하고 화려한 쇼로 재탄생했다.

총 길이 427m, 높이 27m로 축구장 5개 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쇼다. 쇼가 시작되면 프리몬트 길에 켜져 있던 모든 불이 꺼지고, 천장의 쇼만을 위한 전구만 켜진다.

Fremont Street Experience가 처음 공연된 것은 1995년이었으나, 큰 관심을 받지 못하여 1,700만 불을 들여 2004년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업그레이드 이후 화질이 10배 이상 개선되었고, 이 덕에 다운타운의 인기도 상승하였다.

총 15개 정도의 쇼가 서로 다른 내용으로 공연된다. 이 중 LG전자가 주제인 Life is Good이라는 테마도 있다. 주말에 방문하면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무대 위에서는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고, 바로 무대 앞에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여서 춤을 추고 있다. 다운타운은 Strip의 화려함에 비하면 무엇인가 옛날의 향수를 느끼게 해주면서 운치가 있는 곳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함이 마음속으로 다가오는 재미난 곳이다.

MGM Hotel

KA쇼는 저녁 7시에 시작한다. 호텔에서 오후 5시 정도에 나와서 MGM까지 천천히 걸어간다. 길가에는 분수처럼 물을 뿌려주는 상점이 많다. 날씨가 너무 더워 사람들의 열기를 좀 식혀 주려고 한다. MGM Hotel 홈페이지 바로 가기

MGM 호텔에 들어가서 시간이 좀 남아 카지노에 5불을 넣고 베팅을 해 본다. 한 번에 베팅 금액은 약 25센트인데, 아내가 운 좋게 58달러의 상금을 받게 되었다. 얼른 회수 버튼을 눌러서 paper money로 바꾸어 현금으로 교환하였다.

MGM 호텔은 1993년에 지어졌으며, 베네시안의 팔라조가 지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라스베이거스 전체의 객실 수 5,000여 개로 세계 최고 호텔 중 하나였다.

총 객실 수는 5,034개(세계에서 3번째로 많음)이며, 스위트룸 수는 750개로 Sky Loft라는 호텔 내의 호텔 스위트룸이 있다. 이 Sky Loft는 MGM 호텔 안의 5성 호텔 스위트로 북미에서 가장 좋은 호텔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호텔 총 대지 면적은 43만 4,400여 평이며, 끊임없는 리모델링과 철저한 호텔 관리로 호텔 객실과 내부의 수준이 요즘 지어진 호텔 못지않은 시설로 인정을 받는다.

조금 많이 베팅했으면 많은 돈을 벌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도 밥값은 벌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라스베이가스 MGM 호텔

KA Show

KA Show를 보기 위하여 극장 쪽으로 가니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다. 적당히 사진도 찍고 극장 안으로 입장한다. 극장의 규모가 너무나 크고 멋있다. 또한, 각종 무대장치가 어마어마하게 설치되어 있다.

우리의 공연은 저녁 7시이다. 자리는 중앙 좌석으로 선택하였으며, 무대에서의 거리도 적당하여 공연을 보기에는 좋은 좌석이었다. KA Show는 불의 쇼라는 의미이며, 권선징악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KA Show는 MGM GRAND Hotel의 1,950석의 Ka Theatre에서 벌어지는 쇼이다. 1억 6,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어진 KA쇼는 라스베이거스 취향으로 제작된 액션-어드벤처 쇼이다.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도 KA Show 앞에서는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을 만큼 대단한 스케일을 가진 스펙터클한 쇼이다. 쇼의 스토리는 왕국의 쌍둥이 소년, 소녀의 모험을 다룬 것인데, 전쟁과 사랑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공연 내용 중에 액션으로 스토리를 표현하기도 하는데, 워낙 추상적이고 처음 공연 시작 시의 오프닝 멘트와 이외에는 대사가 한마디도 없기 때문에 이야기는 마음껏 상상해도 된다.

KA Show의 핵심은 스토리가 아니라 엄청난 무대장치와 곡예 공연이다. O쇼와는 또 다른 무대로 최고의 감동을 만들어 내는 쇼이다. 이 쇼의 특징은 하이테크 Stage로 10만 파운드 무게에 25ft x 50ft의 무대가 돌아가며 뜨기도 한다.

또한, 비스듬하게도 움직이고 수직으로 멈추기도 하며, 어느 장면에서는 무대가 사라지기도 하고 산, 해변, 궁전 등으로 바뀌기도 하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무대 기술의 총아이다. 극의 초반부에 거대한 극장의 전면을 장식한 수중신이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은 무대 전면이 순간적으로 수중의 상태로 바뀌는데, 거품 하나하나 등 마치 실제의 수중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물론 실제의 수중이 아니고 조명과 그래픽을 이용하여 만들어 낸 것이지만,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KA Show의 특징을 아주 잘 보여준다.

공중을 나는 새 모양의 비행선은 여러 개의 루프로 이어져서 관객석 위를 활공한다. 관객석 좌우 측에서 화살을 발사하고, 무대가 180도 가량 뒤집어진 상태에서 화살이 박히는 장면 등 KA의 무대장치와 소품은 라스베이거스 쇼 중 최고의 수준이다.

KA Show의 또 다른 볼거리는 엄청난 스턴트 곡예이다. KA는 출연자들이 Cirque의 쇼 중에서 가장 멋있는 스턴트를 보여준다. 출연진들은 거의 180도로 뒤집혀 있는 무대를 마치 평지 같은 느낌으로 자유자재로 활동하고, 한 손에 줄을 매달고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극 종반에 거대한 굴림쇠가 등장하고, 그 위에서의 줄넘기 등은 관객들을 아슬아슬한 긴장감으로 몰아간다. 공연 중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2013년 6월 2부 공연의 끝 무렵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31살 세라(Sarah Guyard) 출연자가 50피트(15m) 높이에서 추락하였다.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사망하였으며, KA Show 태양의 서커스 공연 사상 첫 사망자로 기록되었다.

극장의 모든 의자에는 귀높이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있다. 2,400개 이상의 스피커가 있고, 디지털로 세팅되어 있는 이 스피커들은 메인 스피커의 소리와 섞여서 아주 동적인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KA Show의 좌석은 라스베이거스의 어떤 극장의 좌석보다 편안하다. 라스베이거스 극장 중에서 가장 큰 의자에 탄력성이 아주 좋아서, 마치 편안한 안락의자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배우들은 거의 동양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몇 년 전 사고로 인하여 배우 한 명이 떨어져 사망하였다고 한다. 공연은 전혀 빈틈없이 진행되었으며, 특히 거의 직각으로 세워진 무대 위에서 일사불란하게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