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70 Highway: 미국의 심장을 잇는 대동맥 (ft. 미국 서부 총3,000km 렌터카 여행)

Goblin 공원의 신기한 모습을 보고 약 30여 분을 운전하니 드디어 I-70 고속도로와 마주친다. I-70는 미국을 횡단으로 이어주는 대표적인 대동맥 고속도로 중 하나이다.

미 대륙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I-70 고속도로

미국 주간고속도로 제70호선(Interstate 70, I-70)은 미국 대륙의 중요한 동서를 담당하는 고속도로이다. 서쪽의 유타주 코브 포트(Cove Fort)에서 시작하여 동쪽의 메릴랜드주 볼티모어(Baltimore)까지 이어진다. 총 길이는 약 2,153마일(약 3,465km)에 달하며, 이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긴 interstate 고속도로이다.

I-70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표지판

I-70은 미국의 심장부를 관통하며 여러 주요 도시를 연결한다. 서쪽에서부터 콜로라도주의 덴버, 캔자스주의 캔자스시티,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 오하이오주의 콜럼버스 등을 거쳐 동부 해안에 이른다.

미국 I-70 하이웨이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미주리 2번 국도 표지판

다시 차를 타고 오늘의 기착지인 Green River를 향하여 달린다. Green River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자 유타 24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니 I-70 Highway에 접어든다.

감회가 새로운 I-70 Hwy

오래전 미국 중부 미주리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I-70 Highway를 이용하여 아내와 같이 다니던 기억이 난다. New York, St. Louis, Denver 등으로 여행을 갈 때 이용했던 도로이다. I-70에서 아내와 나는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한 번은 Denver의 Rocky Mt. 국립공원을 가면서, 아내에게 운전을 맡기고 옆에서 잠시 졸다가, 차량이 한 바퀴 빙그르 돌면서 도로 옆으로 쳐박혔다. 다행히 차가 전복되지 않았고, 도로 옆에서 약 5미터 간격으로 세워진 쇠막대 사이로 정확히 들어갔다.

천행으로 다친 곳 없이 무사할 수 있었다. 또 한 번은 겨울 미주리에서 뉴욕으로 이사를 가는데 폭설을 만났다. 자동차에 이삿짐을 집어넣고 운전을 하고 가는데 우리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고속도로 왼쪽으로 쳐박혀 버렸다.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아치

다행히 국립공원 Patrol이 길을 지나가면서 우리를 보고 차 안에 아이가 없냐고 물어보기에 없다고 했다. Patrol이 견인차에게 연락해 주어서 견인차가 눈 속에 처박힌 우리 차를 빼내 주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I-70 Highway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비록 1시간도 못 되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너무나 감개가 무량했다. 당시 미주리의 I-70 Highway의 speed limit은 55마일이었는데, 이곳은 80마일이다.

도로를 달리면서 아내와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언제 다시 I-70 Highway를 와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아치

고속도로를 따라 이틀 정도 달리면 우리가 살던 미주리에 도착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본다. 오랜 미주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Google로 보았더니 예전에 우리가 살던 집이 아직도 사진에 나와서 감개무량했던 기억이 있다.

잠시나마 행복한 추억을 상상해 볼 수 있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Green River

Green River는 Moab에서 관광을 즐기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Moab에 비하여 호텔비도 상당히 저렴하다. 당초 Moab에 숙소를 정하려 했으나, Memorial Day 연휴 때문에 Moab의 방값이 너무 비싸고 빈 방이 없었다.

Super8 모텔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바로 앞에 주유소와 버거킹이 하나 있을 뿐이다. 종일 운전을 하였는데, 오늘따라 피곤하다. 오늘은 운전을 가장 많이 하였다.

약 350마일에 8시간 정도 운전을 하니, 아직 시차 적응도 완전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머릿속이 멍하기는 하다. 아내와 같이 모텔 밖으로 나와 잠시 걸으면서 하늘을 쳐다보니 오늘따라 별들이 유독 빛나 보인다.

정감이 넘치는 그린 리버

그린 리버(Green River)는 미국 유타주 동부에 위치한 소도시로, 인구는 약 900~1,000명 정도이다. 도시 이름은 바로 옆을 흐르는 그린 리버(강)에서 유래되었다.

그린 리버는 I-70 고속도로를 따라 자리 잡고 있어 아치스(Arches), 캐니언랜즈(Canyonlands), 고블린밸리(Goblin Valley) 등 유명 국립공원과 주립공원 접근이 편리한 거점 도시이다.

주변은 광활한 사막, 협곡, 그리고 강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미국 서부의 풍경을 자랑한다.

넓은 잔디밭은 잘 정돈되어 있으며 차분한 분위기의 마을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남아 있는 여정이 있어 내일 달려야 할 곳과 Arches에서 트래킹을 할 곳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잠자리에 든다.

Grand Circle을 여행하면서 주로 전국 체인 모텔을 이용하였는데, Quality Inn, Super 8 모텔 등을 이용하였다. 객실의 상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전국 체인을 선택하면 객실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지 않다.

전국적으로 관리가 되므로 일정한 객실, 수준, 조식 등은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Holiday Inn 등은 어딜 가나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었다. 우리는 저녁에 들어가서 아침에 일찍 나가는 형편이라서 굳이 비싼 객실을 이용할 필요는 없었다.

St. George, Kanab의 Quality Inn은 만족스러웠다. 객실도 넓고 깨끗하고 조식도 나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배정받는 방은 거의 맨 꼭대기 층 맨 끝에 방이었다.

당시에는 기분이 좀 나쁘기도 했지만, 컵라면, 김치 등의 냄새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우리가 Missouri에 살 때 주로 이용하였던 Red Roof Inn 등은 서부에는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