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카타 :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도시 (1)

콜카타 도착

화려한 뭄바이 공항에서 콜카타까지는 비행시간이 약 2시간이 넘게 걸린다. 에어 인디아를 탔는데 기내식은 항상 채식(Vegan)과 비채식(Non-Vegan)으로 구분된다.

내 주변사람은 대부분 채식을 택한다. 좌석은 빈자리가 없다. 아시아인은 나 혼자이다 보니 괜히 긴장이 된다. 콜카타 공항은 현대식으로 깨끗하며 보기 좋다.

콜카타 공항 안내판

콜카타의 슬픈 역사

콜카타는 영국 식민지 지배를 받으면서 당시 인도의 수도였다고 한다. 인도 전역에서 수탈한 물품을 이곳과 뭄바이 등을 통하여 영국으로 보내졌다.

영국의 식민지배가 끝나면서 인도는 파키스탄과 분리되었다. 인도의 다른 지역은 힌두교의 비율이 약80%, 이슬람교가 약15%인데 이곳 콜카타는 이슬람의 비율이 약30%라고 한다.

파키스탄이 분리독립되면서 종교간 갈등으로 인하여 수백만명이 학살된 아픈 역사를 가진 도시이다.

VS-2 버스

콜카타 공항에서 밖으로 나와 VS-2 시내버스를 탄다. 종점은 콜카타 기차역인 Howrah Station이다. 콜카타는 공항과 메트로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은 버스밖에 없다. 택시나 우버도 가능하지만 그냥 버스를 탄다. 버스는 정말 낡은 버스로 안에 있는 기둥이 흔들거린다. 버스는 Volvo에서 만들었으며 다행히도 에어컨은 작동하는데 그지 시원하지는 않다.

콜카타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

버스를 타고 시내 쪽으로 나오는데 콜카타는 뭄바이에 비하여 신호등이 사거리마다 설치되어 있다.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보행자가 건너갈 수 있으나 차량이 신호를 지키지 않는다.

또한 흰색 제복을 입은 교통경찰리 교통정리를 해 주어 뭄바이 보다는 훨씬 차량소통이 잘 된다. 그러나 혼란스러움은 별 차이가 없다. 버스요금은 40루피를 받고 차량 conductor가 돈을 받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

Mahatma Gandhi 메트역 도착

공항에서 시내까지 버스는 약 40분 정도가 소요되며 Mahatma Gandhi 메트역에서 내린다. 운전사가 친절하게 내릴 곳을 알려주면서 여기에서 메트로를 타면 된다고 알려준다.

메트로역에서 블루라인 지하철을 타고 Park Street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걸어간다. 지하철 요금은 20루피이다. 지하철이 상당히 붐빈다.

마하트마 간디 메트로역

지하철은 건설된 지 얼마되지 않아 너무 깨끗하고 쾌적하다. 메트로를 탔더니 좌석에 여자들이 줄을 지어 앉아 있다. 깜짝놀라서 여성 전용칸인줄 알고 나가려고 했더니 남자들도 많이 있다.

알고 보니 여성전용좌석이 있다. 남자들은 앉지 못하게 되어있고 여자들만 앉아서 가도록 되어 있다. 아시안은 나 혼자 밖에 없어 모든 사람이 시선이 느껴진다.

콜카타 번화가 Park Street

Park street는 콜카타 중심지로 스타벅스를 비롯한 각종 프랜차이즈가 많이 있으며 명품거리이기도 하다. 역에서 숙소까지는 약 10분 정도인데 배낭 여행자의 거리라 불리는 Sudder St.와 가깝다.

숙소는 큰 도로변에 있는 건물의 3층에 위치하였으며 젊은 사장이 아버지로 부터 물려 받았다고 한다. Kolkata의 첫날은 피곤하기도 해서 저녁만 먹고 방에 들어와서 내일을 위하여 휴식을 취한다.

여행의 중심지 Esplanade Metro St.

아침 8시에 숙소를 나선다. 오늘은 아침부터 Howrah역을 가보려고 한다.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Esplanade 메트로역이 있다. 이곳에서 블루라인과 그린라인이 교차하는데 그린라인을 타고 가면 Howrah역을 갈 수 있다.

여장 남자

Esplanade에서 Rabindra Sadan 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콜카타 구도심의 핵심을 이루는 교통의 중심지로, 다양한 사람들과 현지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지역을 걷다 보면, 다른 인도 도시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남성의 신체적 특징을 가진 사람이 입술에 화장을 하고 여자의 옷을 입은 모습을 여러 번 마주칠 수 있었다.

다른 도시에서도 못 보았지만, 콜카타 시내에서는 3~4차례나 직접 보게 되었다. 이들은 종종 다가와 돈을 달라고 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낯설어서 지나치다가 뒤돌아보면, 확실히 남성의 외형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콜카타의 거리에서는 이런 장면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목격되었고, 이는 이 도시만의 독특한 사회적 풍경처럼 느껴졌다.

지하철역 새치기

Esplanade Metro Station에서 Park Street 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표를 사려고 줄을 섰다. 뉴델리에서는 지하철 티켓 판매기에서 현금 결제가 가능하지만, 자이푸르, 뭄바이, 콜카타 등 다른 도시의 메트로는 현금이 아닌 UPI 같은 카드 결제가 필요했다.

그래서 현금 창구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줄을 서고 있는데, 한 젊은 남성이 갑자기 앞쪽으로 끼어들었다. 이를 본 인도 아주머니가 크게 화를 내며 왜 새치기를 하냐고 따졌다.

아이 러브 콜카타 표지판

나 역시 보기에도 무례하게 느껴질 만큼 자연스럽게 끼어들었고, 적어도 급하다고 양해라도 구했으면 덜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행동하니 아주머니가 더 화가 난 것 같았다.

마침 표를 팔던 메트로 직원이 중년 여성분이었는데, 끼어든 남성에게 표를 팔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그를 제지했다. 당황한 젊은 남성은 결국 돈을 들고 그냥 돌아갔다.

변화하는 인도 문화

인도에 오기 전에는 새치기가 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니 생각만큼 심하지 않았다. 인도에서 여러 번 메트로를 타고, 관광지 입장권도 자주 구매했지만 유튜브 등에서 들었던 것처럼 불편하거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내가 직접 겪은 새치기는 두 번 정도였고, 그 중에서도 정말 무례하게 느꼈던 경우는 아그라 포트 외국인 창구에서 만난 한국인 가이드와 콜카타 메트로 표 구입 때 정도였다. 전반적으로 인도도 점점 질서가 잡혀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콜카타 종착역 Howrah Station

Howrah역은 콜카타와 인도 동부를 대표하는 대규모 철도 허브로, 1850년대에 문을 연 이래 전국 각지에서 오는 수많은 열차의 종착역 역할을 하고 있다.

하워드 역으로 모든 기차가 여기에서 출발

하루 평균 100만 명이 넘는 승객이 이 역을 이용하며, 23개의 플랫폼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 역 내부는 늘 북적거리는 인파로 가득하고, 다양한 식당과 간이 음식점, 그리고 유명한 벵갈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까지 즐비하다.

정전 사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럽게 역 전체에 정전이 발생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이미 익숙한 듯, 자체 비상 발전기와 소형 전구로 손님들이 식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했다.

하워드 역 내부의 모습

20여 분이 지나서야 역 구역별로 전기가 순차적으로 복구되었고, 그동안 전광판과 대형 선풍기 등은 모두 멈춰 있었다. 한국의 부산역에서 이런 장시간 정전이 일어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하워드 역 내부 식당가

Howrah역은 Hooghly 강 건너편, 콜카타 다운타운과 Howrah Bridge(하우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콜카타 버스의 종점

역 앞에는 시내에서 다리를 건너 역으로 오는 각양각색의 버스들이 몰려들어 혼잡함이 극에 달한다. 콜카타의 버스는 특히 스리랑카 버스처럼 알록달록한 색상과 화려한 장식으로 눈길을 끈다.

하워드 역 앞 혼란스러움

뭄바이나 뉴델리, 자이푸르 등 다른 도시의 버스가 단색 위주인 것과 달리, 콜카타 버스는 개성 넘치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버스 출입문은 닫히지 않은 채 운행되고, 차장이 직접 승객에게 요금을 받고 휴대용 발급기로 영수증을 준다. 혼잡한 상황에서도 차장은 중간에 탄 승객까지 꼼꼼하게 기억해 요금을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Howrah Bridge

Howrah Bridge는 하루 10만 대의 차량과 15만 명이 넘는 보행자가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캔틸레버 다리 중 하나로, 도보로도 건널 수 있다. 다리 길이는 약 700m로, 천천히 걸으면 10분 정도 소요된다.

다리 위에는 구걸하는 사람들과 각종 물건을 파는 상인들이 많아, 마치 옛날 한국의 시골 장터를 연상케 한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Mullick Ghat Flower Market이 펼쳐진다.

하워드 다리 교통량이 매우 많음

130년 역사의 이 꽃시장은 아시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강변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주로 노란색 꽃으로 만든 목걸이 형태의 화환이 많으며, 시장 특유의 활기와 향기가 인상적이다.

페리 선착장 Fairlie Place(WBSTC Ferry Ghat)

이후 시내를 따라 걷다 보면 Fairlie Place(WBSTC Ferry Ghat) 선착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6루피만 내면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 Howrah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페리는 출퇴근 시간에 특히 붐비며, Howrah Bridge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페리를 타고 가면서 본 하워드 다리

저렴한 요금과 더불어, 강 위에서 바라보는 콜카타의 풍경은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멋있기도 하지만 강물을 보니 깨끗하지가 못하다.

페리는 출근용으로 사용되는 것 같은데 3-4대의 페리가 동시에 움직이는데 사람들이 엄청나다. Howrah역에 도착하여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들어온다.

콜카타 도보 여행

콜카타는 옛날 영국의 식민지 지배시절 인도의 수도였다. 따라서 시내를 걸어 다니다 보면 영국 스타일의 건물들이 참 많다. 건물 이름조차도 영국의 여왕을 따서 지은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Writers’ Building

작가 빌딩(Writers’ Building)은 콜카타의 식민지 과거와 풍부한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1777년에 건축된 이 경이로운 건축물은 한때 영국 사무원(작가)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다.

나중에 서벵골 정부의 소재지가 되었다고 한다. 붉은색 벽돌로 만들어진 건물을 나름 멋있게 보인다.

콜카타 증권 거래소 Calcutta Stock Exchange

시내 중심지에 캘커타 증권거래소가 있다. 아시아에서 2번째로 세워진 거래소라고 하는데 밖에서 보는 건물은 상당히 낡았다. 아마 거래가 이루어지는 듯하며 사무실 한쪽 구석에는 컴퓨터 화면 만한 시황판이 보인다.

콜카타 증권 거래소

안쪽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바깥쪽 건물만 보고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St. John’s Church

시내 중심지에 있는 한적하고 조용한 교회이다. 입장료는 20루피여서 외국인에게는 굉장히 착한 입장료를 받는다. 항상 시끄러운 경적 소리만 듣다가 조용한 이곳에 들어오니 적막감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넓은 부지에 야자수가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느낌이다. 교회 내부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고 예배를 볼 수 있는 의자가 널찍하게 놓여 있다. 혼란스러움에 지친 상태에서 잠시나마 힐링을 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Victoria Memorial

영국의 전성기를 이루었던 Queen Victoria를 기리기 위해 타지마할을 본떠 19C 초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콜카타에서 가장 아름다운 흰 대리석 건물이다. 이탈리아 양식의 건물에 인도 무굴양식의 돔으로 건설하였다고 한다.

입장료는 500루피 비싼 금액이다. 실내에는 별다른 전시물은 없고 외부에서 보는 건물만 멋이 있다. 빅토리아 메모리얼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