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마할의 도시 아그라를 떠나 핑크 시티 자이푸르로 향한다.
핑크 시티 도착
오늘은 자이푸르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아침 9시에 출발하는 신형 Nuego 전기버스를 예약해 두었고, 요금은 549루피였다. 버스는 Maa Kalia Travels 아그라 정류장에서 출발해 자이푸르의 Sindhi Camp Bus Station까지 약 5시간 정도 소요된다.
숙소에서 정류장까지는 툭툭을 타고 10분 정도 걸렸고, 100루피를 주었다. 출발지에 일찍 도착하니 8시 30분쯤 버스가 도착했고, 처음에는 나 혼자만 탑승했다.
중간에 약 2번 정도 정차하여 손님을 태우고 간다. 마지막 종점은 아그라 외곽지역의 주유소 앞인 것 같았다.
전기 버스
버스는 아그라의 좁은 골목과 시장길을 능숙하게 빠져나가며 운행됐다. 두 번째 정류장부터 승객들이 조금씩 탑승했고, 마지막 정류장에서는 좌석이 모두 찼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 통행료를 내기 위해 톨게이트를 지나는데, 간단한 막대 차단기가 사용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고속도로임에도 불구하고 툭툭이나 보행자, 중간에 손님을 태우는 등 인도만의 독특한 풍경도 볼 수 있었다. 버스 속도는 빠르지 않았고, 속도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옆자리 인도인은 자신이 아그라의 타지마할 가이드라고 하며, 자이푸르에서는 암베르성을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었다.
가이드 조언
자이푸르에 도착하니 Sindhi Camp Bus Station이 종점이었다. 버스는 중간에 두 곳 정도 정차했고, 옆자리 인도인은 첫 정차지에서 내리며 악수와 함께 좋은 여행을 기원해주었다. 하차지점이 2곳 정도가 있는데 옆자리 인도인은 첫번째에서 하차를 한다. 좋은 여행 되라고 하면서 악수를 청한다.

그러면서 오늘은 홀리 축제 전일이니까 시내에 사람들이 많을 수 있다고 한다. 괜히 밤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축제에 참가해서 즐기고 싶다면 조심하라고 한다. 그래서 참가해서 즐기는 것 보다는 옆에서 지켜보고 싶다고 하니까 그래도 주의하라고 한다.
자기 연락처를 주면서 문제가 생기면 전화 하라고 한다. 가이드는 아그라에서 관광 가이드를 해서 그런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발음도 영국식 발음으로 같이 대화하다 보면 영어를 잘 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이푸르 메트로
점심은 버스 정류장 근처 도미노 피자에서 치즈 피자와 콜라로 간단히 해결했다. 식사 중 옆자리에 앉은 가족이 BTS 팬이라며 한국에 대한 호감을 표현했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진 느낌이다.

인도와 중국은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중국 관광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반가워하며 환영해 주는 느낌이었다. 물론 아직도 South인지 North 인지 물어보는 것은 여전하다.
이후 Sindhi Camp 메트로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Hawa Mahal 근처 Badi Chaupar역까지 이동했다.
자이푸르 기차역
메트로역 바로 옆에선 Jaipur Junction 기차역이 있다. 만일 아그라에서 기차로 왔다면 이곳에 도착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 버스도 한번 타 보고 싶어서 버스를 타고 왔다.
슬리핑 버스는 타 보지 못했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다음에 한번 타 볼 예정이다.
메트로는 매우 청결했고, 요금은 10루피로 저렴했다. 인도 대부분의 메트로는 지어진 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 차량도 신형이고 매우 깨끗해서 쾌적한 느낌이다.

숙소는 Hawa Mahal에서 도보 2분 거리로, 넓고 깔끔한 원룸이었다. 대로변에 위치해 있어 밤늦게도 안전했고, 창문이 있어 햇살이 잘 들어왔다. 욕실도 넓었지만, 천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 소리가 다소 시끄러웠다. 선풍기 돌아가는 속도를 조절 할 수 가 없다.
Holi 축제
자이푸르에서는 마침 홀리(Holi) 축제가 한창이었다. 홀리는 디왈리와 함께 인도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로, 봄의 도래와 풍요, 그리고 힌두 신화의 전설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축제 기간에는 형형색색의 물감과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즐긴다.
올해 홀리는 3월 13일이 전야제, 14일이 본 행사였다. 현지인은 축제 당일 오후 2시 이후에는 외출을 삼가라고 조언했다. 저녁에 숙소 밖으로 나가보니, 거리마다 진한 색상의 물감을 파는 상인들로 붐볐다.
조그만 비닐 봉지에 형형색색의 가루분말 형태의 물감을 판매하고 있다.

성급한 사람들은 이미 물감을 흠뻑 뒤집어 쓰고 다닌다. 젊은 친구들은 서로 무리를 지어 길거리를 지나면서 고성을 지른다. 서로 물감을 뿌리고 축하를 해 준다.
나는 옷도 여의치 않아 앞뒤를 살피면서 조심스레 다녀본다.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괜히 분위기에 휩쓸렸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조용히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자이가르 성
다음 날 아침, Jaigarh Fort를 방문하려고 우버를 탔지만, 홀리 축제로 인해 휴관이었다. 포트로 향하는 길목을 바리케이트로 막고 통행을 못하게 한다.
경찰은 암베르성은 개방한다고 안내해 그곳으로 갔으나, 이곳 역시 문을 닫았다. 차라리 처음부터 암베르성도 휴관이라고 안내해 주었으면 그냥 시내로 돌아 갔을 텐데 서투른 대응이 아쉽다.

대신 성 앞에서 Jaigarh Fort와 암베르성의 웅장한 외관을 감상했다. 성 아래에는 호수가 있어 성 전체를 반영으로 멋있게 비추고 있다. 성이 산 위에 세워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옛날에 저렇게 거대한 성을 어떻게 건설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씁쓸한 느낌이 든다. 높은 산위에서 성이 지어져 있으며 아랫쪽으로는 호수가 있다. 긴 능선을 따라서 성이 지어진 것이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을 보는듯 하다.

지프차 운전사가 암베르성 주변을 지프로 안내해 준다고 자꾸 호객을 한다. 하지만, 성문을 닫은 상태에서 주변을 보아도 별로 감흥이 없을것 같아 뿌리친다. 그러면서, 내일 다시 온다고 했다니 자신을 꼭 불러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저렴한 가격에 잘 해 줄테니 와 달라고 한다. 그곳에서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더니 오늘은 홀리 축제여서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처음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여러 사람에게 물어 보니 실제로 버스도 운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룩 우버를 호출해서 시내로 나왔다.
시내로 돌아와 Hawa Mahal 역시 휴관이라 외부에서만 볼 수 있었다. 거리에서는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흰 옷을 입고 물감을 뿌리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서양인 단체 관광객들은 지프차를 타고 시내를 누비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서양인들은 모두 흰색의 옷을 준비한것 같다. 축제를 즐기기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옆에서 구경만 하며 분위기를 즐겼다.
하와 마할 아경
저녁에는 Hawa Mahal의 야경을 보러 길 건너 카페에 올라갔다. 입장료 200루피를 내고 들어갔으나, 거스름돈 문제로 불쾌한 경험을 했다. 500루피를 주었는데 거스름돈 300루피를 주지 않는다.
거스름돈을 달라고 했더니 무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입장료가 200루피 아니냐고 했더니 음료와 음식값 이야기를 한다.
원래 입장료 200루피를 내고 들어가면 크래딧이 있어 200루피 만큼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뒤에 줄을 서있는 다른 인도인도 답답했던지 카운터에 왜 300루피를 거슬러 주지 않느냐고 항의한다.
그제야 미적거리며 300루피를 내어준다. 기분이 상해 그냥 나왔다.

야경은 매우 아름다웠고, 카페에서 바라보는 뷰가 인상적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하와마할 위쪽을 바라보면서 인생샷을 찍기 위해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나같이 혼자 온 사람은 쳐다만 보고 있어야 한다. 어쩔 수 없지만 배경사진만 많이 찍고 내려온다. 하와마할 바로 가기
인도에서는 거스름돈을 잘 주지 않는다. 툭툭을 타도 식당을 가도 은근히 거스름돈 문제로 인해서 스트레스 이다. 특히 유적지 입장료를 받는데 잔돈이 없다고 주지를 않는다. 작은 것일 수 있지만 기분이 상한다.
이렇게 자이푸르에서의 첫날은 홀리 축제와 함께 인도의 독특한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하며 마무리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잠을 자려고 누웠더니 홀리 축제라서 그런지 창문 밖에 사람들이 소란스럽다. 청년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것 같기도 하다.

오후에 서양 관광객들은 지프차 한대에 5명씩 탑승하여 약5-6대의 차량이 자이푸르 시내를 활보하고 다닌다. 시끄러운 소음을 뒤로 하고 오늘도 아그라에서 넘어 오느라 피곤해서 그런지 일찍 잠을 청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