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P나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은 이 벽에 부딪힙니다.
“위험자산은 70%까지만 담을 수 있다는데, 나머지 30%는 대체 뭘로 채워야 하나.”
예금에만 넣어두자니 수익률이 아쉽고, 그렇다고 위험자산으로 채우자니 규정에 걸립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수익률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는 ETF들이 여럿 등장했습니다.
성격이 서로 다른 4가지 대표 상품군을 한 번에 비교해보겠습니다.
왜 안전자산 30%를 채워야 할까
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 IRP는 위험자산(주식형 ETF 등)을 전체 자산의 최대 70%까지만 담을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예금, 채권형 상품, 혹은 채권 비중이 높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ETF로 채워야 합니다.
문제는 예금 금리가 낮을 때는 이 30% 구간이 전체 수익률을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상품을 찾는 투자자가 늘고 있습니다.
어떤 상품이 안전자산으로 인정될까
퇴직연금 제도상 안전자산은 예금, 국채·지방채·특수채 등 채권형 상품, 그리고 채권 편입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인 채권혼합형 ETF 등이 해당됩니다.
다만 같은 이름의 상품이라도 파생상품 구조(합성형, 스왑 기반 등)가 섞여 있으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증권사 화면에서의 분류가 실제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표시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아래에서 소개할 4가지 상품군도 ‘안전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표현을 쓸 뿐, 100% 모든 계좌·모든 증권사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내가 가입한 금융사별 퇴직연금 운용 규정과 전체 연금 자산 현황을 한눈에 조회하려면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해 보세요.
4가지 대안, 한눈에 비교하기
| 구분 | 핵심 구조 | 기대 수익 성격 | 주요 리스크 |
|---|---|---|---|
| 반도체 채권혼합50 (RISE·KODEX)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각 25% + 채권 50% | 반도체 강세 시 높은 수익 기대 | 두 종목 집중 반도체 업황 민감 |
| 미국 30년 국채 커버드콜 | 초장기 미국채 + 콜옵션 매도 | 금리 하락기 자본이익 + 프리미엄 수익 | 금리 상승 시 가격 하락 상승폭 제한 |
| ACE 미국S&P500채권 혼합액티브 | S&P500 30% + 미국 단기국채 70% | 완만한 성장 + 상대적 낮은 변동성 | 실질 총비용 0.54%로 높은 편 |
| 파킹형 ETF (CD·KOFR·SOFR) | CD·KOFR 등 초단기 금리 추종, 또는 SOFR | 연 2.6~5.9%대 안정적 이자 수익 | SOFR는 환노출 IRP 편입 한도 제한 |
보시다시피 넷 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실제 성격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채권혼합형 및 파킹형 ETF의 실시간 구성 종목과 총보수 내역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ETF 시장정보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반도체 50% 담고도 안전자산: 채권혼합50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씩, 채권을 50% 담아 IRP·DC형 퇴직연금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이색 상품입니다.
안전자산 30% 영역에 이 상품을 넣으면 계좌 전체의 실질 반도체 노출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산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습니다.

RISE와 KODEX 두 상품의 순자산·보수·수익률 비교는 아래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 반도체 50% 담고도 안전자산? RISE·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 비교
금리 하락에 베팅하는 국채 커버드콜
미국 30년 국채를 담고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얹는 구조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 상승분과 옵션 프리미엄을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다만 상승장에서는 콜옵션 매도 때문에 수익이 일정 수준에서 막힌다는 점,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장기채 특성상 가격 변동폭이 크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TIGER·KODEX·SOL 3개 상품의 구조와 전략은 아래 글에서 확인해보세요.
👉 미국 30년 국채 커버드콜; 절세 계좌의 안전자산 30% 대안
미국 대형주 + 채권, 균형 잡힌 액티브형
S&P500 지수를 30%, 미국 단기국채를 70% 담는 자산배분형 액티브 ETF입니다.
채권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면서도, 주식 비중 덕분에 예금보다는 나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액티브 운용 특성상 실질 총비용이 0.54%로 다소 높은 편이라, 다른 패시브 상품과 비교했을 때 비용 부담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구체적인 자산 구성과 비용 비교는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ACE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 ETF: 안전자산 30%의 강자
단기 대기자금엔 파킹형 ETF
CD금리, KOFR, SOFR 같은 초단기 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입니다.
성장성보다는 원금 보존과 안정적인 이자 수익에 무게를 둔 선택지로, 은행 파킹통장과 달리 금액 제한 없이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국내 CD·KOFR형과 미국 SOFR형의 차이, 운용사별 보수 비교는 아래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 은행 파킹통장 대신 파킹형 ETF: CD금리 KOFR SOFR 완벽 비교
나에게 맞는 조합은?
- 반도체 업황에 확신이 있고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채권혼합50
- 금리 인하 사이클을 예상하고 있다면: 국채 커버드콜
- 큰 방향성 없이 무난한 균형을 원한다면: S&P500채권혼합액티브
- 변동성 자체를 최소화하고 싶거나 단기 대기자금이라면: 파킹형 ETF
실제로는 한 가지만 고르기보다, 안전자산 30% 안에서도 성격이 다른 상품을 나눠 담아 리스크를 분산하는 투자자도 많습니다.
계좌 종류에 따라 세금 처리가 달라진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떤 계좌에서 매매하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크게 달라집니다.
일반 위탁계좌에서 매매하면 배당·이자소득과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바로 부과되지만,
IRP나 연금저축 계좌에서는 인출 시점까지 세금이 이연되고 연금 수령 시에는 3.3~5.5%의 저율 연금소득세만 적용됩니다.

ISA 계좌를 활용하면 서민형 기준 최대 400만 원(일반형 200만 원)까지 이자·배당소득이 비과세되고, 초과분도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됩니다.
그래서 같은 안전자산 30% 상품이라도 되도록 절세 계좌 안에서 운용하는 것이 실질 수익률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이 상품들 다 원금이 보장되나요?
아니요. ‘안전자산’은 퇴직연금 제도상의 분류일 뿐, 예금자보호가 되는 원리금보장 상품과는 다릅니다.
네 상품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격이 변동할 수 있습니다.
Q2. 4가지 중 꼭 하나만 골라야 하나요?
아닙니다. 안전자산 30% 한도 안에서 성격이 다른 상품을 나눠 담아 분산하는 것도 충분히 합리적인 전략입니다.
Q3. 증권사마다 안전자산 분류가 다를 수도 있나요?
네, 그럴 수 있습니다.
제도와 증권사별 화면 분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매수 전에는 반드시 본인이 이용하는 증권사 IRP 화면에서 해당 상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지 확인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Q4. 안전자산 30% 비중도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하나요?
네. 채권혼합50처럼 주식 비중이 높은 상품은 반도체 주가가 오르면 안전자산 30% 안에서의 실질 위험 노출도가 커질 수 있습니다.
최소 분기 1회 정도는 전체 계좌의 위험자산·안전자산 실제 비중을 다시 점검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안전자산 30%는 더 이상 ‘어쩔 수 없이 채워야 하는 저수익 구간’이 아닙니다.
본인의 투자 성향과 시장 전망에 따라 반도체, 금리, 미국 대형주, 초단기 금리 중 어디에 무게를 둘지 정하고, 각 상품의 구조와 리스크를 정확히 이해한 뒤 접근하시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