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털로프 캐니언(Antelope Canyon) 투어를 마치고 숙소인 캐납(Kanab)을 가기 전에 와위프 포인트(Wahweap Point)에 간다. 이곳은 인공적으로 생긴 파월(Powell) 호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Kanab 공식 홈페이지 바로 가기
캐납(Kanab)
다시 89번 도로를 타고 약 1시간을 달려 퀄리티 인 캐납(Quality Inn, Kanab)에 도착했다. 캐납 초입에 위치한 호텔은 깔끔하고 우리 내외가 지친 몸을 쉬기에 좋은 곳이다. 체크인하는데 직원이 멕시코 사람이었는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너무 반가워한다.

한국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 호텔에 한국 손님들이 너무 많이 와서 컵라면, 김치 등을 주고 간다고 한다. 한국 컵라면이 매우 매운데 먹을 수 있냐고 했더니, 자기는 매운 라면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 컵라면을 보여준다.
방 배정을 해 주는데 맨 위층인 2층의 가장 구석방으로 준다. 어제 세인트조지(St. George)에서도 가장 높은 층, 가장 구석방이었는데, 괜히 기분이 좀 그렇다.
고요하고 작은 도시 캐납(Kanab)
한국 사람들이 호텔에서 컵라면과 김치를 먹어서 냄새 때문에 다른 투숙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괜히 씁쓸함이 앞선다. 호텔 앞에 마트가 있어 맥주 몇 병과 스낵 등을 사 왔다.
유타(Utah) 남서부 케인 카운티의 작은 마을 캐납은 자이언(Zion)과 브라이스 캐니언(Bryce Canyon)은 물론 그랜드 캐니언 노스 림(Grand Canyon North Rim)과 파월 호수(Lake Powell)를 관광하는 여행에서 매우 핵심적인 교통의 요지이다.

인적이 드문 이 일대에서는 일종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마을이다. 19세기 후반에 본격적으로 서부로 진출한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방어하기 위해 1864년에 캐납에 군사 요새인 전초 기지를 건설했다.
그 후 1870년에 몰몬교의 창시자 브리검 영은 이곳을 두 차례 방문해서 마을의 발전을 위한 기초를 닦았으며, 10명의 몰몬교인들이 이주하면서 최초의 타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후 수십 년 동안 외부와 단절된 험난한 지형 때문에 캐납은 미국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곳 중 하나였다. 캐납 지역은 1930년대부터 서부 영화의 로케이션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사막 속에 만들어진 인공 호수로 콜로라도 강을 막아 세운 글렌(Glen) 댐 수역을 파월 호수라 부르고 있었다. 댐은 장장 300km가 넘는 긴 물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호수 포인트마다 대규모 수상 위락 단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사막에서 호화스러운 요트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인 체험이었다. 페이지(Page) 시내나 사막에서 배를 자주 볼 수 있었는데 바로 이 호수 때문이었다. 리조트 스타일의 숙박 시설도 있고 주변엔 캠프장도 많아 여름 시즌엔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당시의 세트장이 아직 남아 있으며 지금까지 100여 편 이상의 고전 서부 영화들이 이곳에서 제작되었다.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유타 남부에서는 인간은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웅장한 대자연의 계곡들이 속속 발견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점차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캐납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점 때문에 이곳으로 찾아드는 사람들이 꼭 필요했던 휴식처가 되었다. 그 후 많은 서부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으며 본격적으로 관광 타운의 모습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당시엔 마을 전체가 하나의 큰 스튜디오였으며 현재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 대부분이 영화에 등장했다.
와위프 포인트(Wahweap Point)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와위프 포인트(Wahweap Point)는 글렌 캐니언 국립 휴양지(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 내에 자리한 전망대이다.

캐납을 가기 전에 와위프 포인트를 들러서 멋있는 풍경을 즐겨본다. 광활한 레이크 파월(Lake Powell)과 그 주변의 붉은 암석 캐니언이 빚어내는 장엄한 풍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명소이다.
특히 파월 호수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은 와위프 포인트이다. 와위프 포인트가 레이크 파월 지역에서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으로 꼽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이곳은 단순한 뷰포인트를 넘어, 대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예술 작품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는 하늘과 호수, 캐니언이 다채로운 색상으로 물들어 잊지 못할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와위프 포인트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코 압도적인 경치이다. 에메랄드빛 호수와 거대한 사암 절벽이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그림과 같아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으며, 맑은 날에는 멀리 유타주의 지형까지 조망할 수 있다.
아내와 같이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이 되게 해달라고 서로 위로하면서 맥주를 가볍게 한 잔씩 하며 캐납에서의 하룻밤을 보냈다.
캐납(Kanab) 출발
캐납에서 밤을 보내고 다시 출발한다. 그래도 밤에 잠을 잘 자서 다행이다. 아직까지는 밤에 잠을 잘 자고 있다. 예전에는 미국에 오면 시차 적응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 실제로 걱정을 많이 했다.
운전 도중에 졸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강행군 때문에 시차 적응할 틈이 없어서 그런지 큰 어려움은 없다. 오늘은 가야 할 길이 멀다.